청주 육거리시장 화재, 큰 피해 막은 시민 영웅을 만나다

 

9일 청주 육거리시장에 발생한 화재현장에서 진화에 앞장서 큰 피해를 막은 시민 영웅 조용우 씨(55).

 

[복지TV충북방송] 이윤희 기자 = 지난 9일 오후 5시 22분경 청주시 상당구 성안로 육거리종합시장 상가에 화재가 발생했다.
가방 가게 내부에서 시작된 불은 수차례의 폭발음과 함께 순식간에 매캐한 연기를 내뿜으며 삽시간에 퍼졌다.
폭발음에 놀란 주변 시장 상인들과 행인들이 대피하는 순간, 시장 내에 설치된 소화기를 뽑아 화재현장으로 뛰어드는 시민영웅이 나타났다.
바로 인근에서 식품 노점을 운영하는 조용우 씨(55)였다.
30여 년간 운영한 어머니의 가게를 이어받아 5년째 운영해오고 있다는 조용우 씨를 만나 당시의 긴박했던 상황을 전해 들었다.

 

조용우 씨는 최근 서천시장 화재를 뉴스로 접하며 안타까운 마음과 함께 우리에게도 얼마든지 일어날 수 있겠다는 생각에, 평소 화재 발생 시 대처 방법을 생각을 해두고 있었다며, 우려가 결국 현실이 되었다고 안타까운 마음을 전했다.

그날 여느 때와 다름없이 노점을 지키던 조 씨는 평소와 다른 매캐한 냄새를 인지한 순간 폭발음이 여러 차례 들리며 검은 연기가 치솟았다고 당시의 상황을 설명했다.

놀란 상인들과 행인들이 대피하는 와중에 평소 소방호스를 사용해 육거리 시장 청소를 도맡아 왔던 조 씨는 다른 생각할 겨를 없이 소방호스를 뽑아 불이 나는 상가 쪽으로 향했고, 가게 뒤로 연결된 창고를 통해 불이 번지고 있다는 것을 인지한 후 그대로 두면 시장 전체에 불길이 번지는 것은 물론, 불길이 번지기 시작한 생활용품점에 비치된 부탄가스 등 폭발물질들에 정말 큰일 나겠다는 생각이 들어 불이 번지고 있는 창고로 향했다고 말했다.

불이 치솟는 모습을 보며 두려운 마음도 들었지만 소방차가 진입하기만을 기다릴 수 없었다며, 다행히 옆 가게로 번지기 시작한 불을 진화해갈 즈음 소방관이 도착해 안도할 수 있었다고 말했다.

 

조 씨는 화재가 난 순간 소방호스를 끌고 화재현장으로 향할 때 대피하던 상인들과 행인들이 다가와 함께 소방호스를 끌어주며 도와주는 손길들이 많았다며 고마움을 표했다.

조 씨는 “영웅이라는 말도 부끄럽다”며, “옛날엔 마을에 불이 나면 온 마을 사람들이 당연하게 도와줬다. 이전과 다르게 각박해진 사회 분위기가 안타깝다, 각자도생이 아닌 ‘함께 도생’ 할 수 있는 사회가 되길 바란다”고 말했다.

정신없이 화재를 진압하기 위해 애쓰다 소방차가 도착하고 나서야 진화 과정에서 부상을 입은 사실을 깨달은 조 씨, 당시에 그가 화재를 막기 위해 얼마나 고군분투했는지 느낄 수 있었다.

 

그러면서 “부상을 치료하기 위해 병원에 가서야 화재현장에서 다친 부상에 대한 치료는 의료보험 혜택을 받을 수 없다는 사실을 알았다”며 청구된 치료비에 두 번 놀랄 수밖에 없었던 현실에 안타까움을 전했다.

각자도생이 될 수밖에 없는 사회가 되지 않도록 누군가 위험을 무릅쓰고 나섰을 때, 국민이라면 기본적으로 받을 수 있는 의료보험 혜택이라도 받을 수 있도록 제도가 바뀌어 정당한 치료를 받을 수 있길 바란다고 말했다.

 

한편 조 씨의 가족들은 이번 일에 대해 듣고 크게 놀랐다며, 아내의 요청으로 다시는 위험에 나서지 않겠다는 각서도 썼지만 앞으로도 같은 일이 발생한다면 자신은 똑같이 행동할 것이라고 말했다.

치료비 부담에 제대로 치료도 받지 못하고 집에서 치료하고 있다는 조 씨는 그때 번지는 불을 막아 큰 피해를 피할 수 있었던 상점이 현재 큰 피해 없이 장사하는 모습을 보면 뿌듯하고 감사하다며, 그때의 선택을 후회하지 않는다고 말했다.

 

한편 이날 발생한 불은 2층 잡화점 건물 일부(40㎡)와 가방 점포(64㎡)를 태우고 23분 만에 진화됐지만, 다행히 인명피해는 없었다.

점점 각박해지는 세상 속에서도 위기 상황이면 위험을 무릅쓰고 곳곳에서 나타나는 작은 영웅들, 이들을 위한 제도가 마련돼 우리 지역의 작은 시민 영웅들을 지켜낼 수 있길 바란다.

 

-----------------------

복지 TV 뉴스는 각 사회 분야의 복지 향상을 위한 사회복지 전문 뉴스입니다.

신속한 정보와 함께 현장과 소통하는 뉴스로 자리매김하겠습니다.

⁂ 복지 TV뉴스 방송 시간 : 평일 12:30, 17:30
 (복지 TV 채널 199번)

- 행복한 미래를 여는 방송 복지TV 충북방송 -
 

ms2556344@naver.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