당신의 시 '고봉국 시인'

탄생과 소멸 외 4편


[이름]고봉국
[경력] 제73회 전국청소년 글짓기 ․ 미술 ․ 서예대회 /글짓기부분 최우수상
제5회 전국장애인과 함께하는 문예글짓기 대회 / 대상
제6회 전국장애인과 함께하는 문예글짓기 대회 / 대상
제8회 국제녹색환경실천 작품 공모전 / 글짓기부분 입선
제5회 대구곰두리지원봉사연합 한마음 문예작품 공모전 / 산문 금상
제10회 전국장애인과 함께하는 문예글짓기 대회 / 대상
제20회 지용신인문학상
제27회 전국장애인종합예술제 / 사진부분 대상(복지부장관상)
한국문예춘추 문인협회 – 등단
2015 효의 길 작품공모전 /효행상
제12회 전국장애인과 함께하는 문예글짓기 대회 / 대상

저서 『날고싶어요』
 

 

 

 

 

1.탄생과 소멸 
                                    고봉국
 
한 생명이 세상과 등질 때
또 다른 생명은 이별을 서러워하고 
또 한 생명은 세상과 생면 한다 
한 생명이 태어나는 그때도 
해는 여전히 밝은 빛으로 
새 생명을 축복하는데
해가 가장 높을 때
아이는 천사의 언어로 빙그레
말을 건네며 바라본다
나는 달라진 게 없는 듯 
아이와 함께 점점 자라나서
모두들 달라졌다 하는데
아무리 용기를 내도
나로 인해 드리운 아이의 슬픔 
지워줄 수가 없을 것 같아 
오늘도 머리 밑 창밖의 노을 
병석의 눅눅한 나인 듯 
검붉어 슬피 저문다 
미안하다며, 사랑한다며
 
 
 
 
2.어미의 무덤
                                    고봉국

아이가 울고 있어 물었다
먼 산에서 저를 부를 것만 같아
꽃 한 아름 안고 섰어도
부름이 없어 하염없이 
바라만 보고 있단다
 
저만치 누군가 부르는 듯
석양은 산 너머로 어두워져 가고
어느새 흰 장미 꽃다발이 된 무덤
그리움 부둥켜안고 돌아봐도 
어두워져 무덤 보이지 않고
 
한때 그 품 푸근하였을 
어미 못 잊어 
솟는 울음 삼키는 아이 눈엔 
멀어지는 어미 무덤 
아릿하다
 
 
 
 
3.굴레
                                    고봉국
 
어디로 가고 있는가?
방향을 잃었다 
육체는 있으되 심장이 죽어버렸다 
마음은 있으되 눈이 멀었다 
귀가 있으되 듣지를 못한다
온갖 상념이 사방 나뒹굴고 있다
알싸한 바람이 가슴을 헤집는다 
어쩌란 말인가? 
빙빙 돌아봐야 제자리걸음이다 
서서히 숨통이 조여든다 
한 걸음 물러서야 하는데도 
뒤죽박죽 생각은 나를 헤집는다
눈을 감아도 방해를 하는 생각 
억지로 죽은 심장을 뛰게 하여 가만히 
그 소리를 듣는다 
시어들이 마구 춤춘다 
조금만 나를 깨면 나를 
볼 수 있다고
 
 
 

 
4.그 후로 너는
                                    고봉국

오랜 세월 멀리도 돌아왔다
어느 시인의 노래처럼 
날카로운 키스로 내 마음 
흔들어 놓고 간
아득한 옛 그림자의 향기
 
밤을 사랑하던 너
밤하늘을 올려다보며 길을 걸을 때 
나의 눈 속에 떨어지던 별똥별
그 오랜 세월 돌고 돌아서 
나에게로 왔다
 
긴 시간 지나
너의 빛 다 사라져 메마른 밤
달빛마저 흐릿하게 구름 속에 누워버린 밤
입김을 불면 신보다 더 고독한 밤
잃어버린 세월을 찾아서
 
 
 
 
 
5.빛을 일깨워준 그대에게
                                    고봉국

체념 끝에서 피어오르는 절규입니다
사라지는 별을 잡는 내 안의 나
들리시나요?
보이시나요?
날고 싶은 파랑새의 울부짖음이
어쩌다 접어든 길목에서 굳어버린 
한 젊음의 몸부림이
 
오래전 갈 길을 잃었습니다
어둠을 먹고 외로움을 견디며 오늘도 
끝 모를 길을 갑니다
이 고통에서 헤어나면 
잃어버린 젊음 되돌릴 수 있을까요? 
따뜻한 봄비, 날 반겨줄까요?
 
그래도 메마른 가슴에 씨앗을 뿌리는 나는 
내 어머니의 커다란 파랑새입니다
오늘도 꽃을 피우기 위해
굳어버린 젊음을 깨뜨리려 애를 씁니다
그대로 인해 나는 
오늘도 한 편의 시를 적습니다 
햇살 같은 그대의 빛 속에서