당신의 시 '최병무 시인'


최병무 시인의 詩 아내가 시인이다 외 4편

최병무 시인 약력

1950년 청주 출생

1989~2007년 필리핀에서 개인사업

2008<시와수상문학> 등단

2017~현재 필리핀과 문화교류 및 무역업 종사

 

 

아내가 시인이다

 

내가 시를 쓰는 일은 계속될른지

낮아지지 않으면 써지지 않는

내 삶의 부스러기들,

때로는 그 건방진 행위

 

한때는 과분하였고 또 과분한 대접을 받으며

삶의 모퉁이에서 내 문자는 슬픈 표정이거나

깨달음의 發光을 하였을 터, 오늘 나는

경전처럼 난해한 시를 읽다가 쓸쓸해진다

 

폐 끼치지 말고 살아가자는

몸으로 쓰는 시, 삶의 전방에 배치된

아내가 시인이다

 

 

 

쇠냇골 통신 556 - 불경한 글 2

 

하느님의 섭리는 인간이 도구로 쓰이는데,

핍박받는 예수의 마지막 노정에 대하여

할 말이 있다

 

그 길을 가야 한다는 代贖의 논리가

정설로 굳어졌지만, 만일 로마의 총독이 

그때 무죄를 선고했다면?

主後 2000년의 역사가 그렇게 재편되었으면?

 

십자가는 실패의 상징이라는 생각,

인간의 책임분담에 대하여 생각하는 밤

(2015. 7. 29)

 

 

 

쇠냇골 통신 566 - 가을밤에

 

아내가 암송해줄 시 하나 남겼으면,

딸들이 애송해줄 시 하나 남겼으면

하음이와 온유가 다 컸을 때 할아버지가 써준

시를 필사해 보았으면

 

무정한 세월이 간다

 

 

 

獨島

 

앞마당의 壽石 한 점을 두고

말이 많구나,

 

우리 땅 경계로 東海 거기쯤

놓아두었느니라

 

예전에 너희 섬은

통째로 우리 땅이었느니, 皇室

우리 지파에서 파송하였느니라

 

말도 주고

글도 주고

종교도 가르쳤느니라

이제부턴 해마다 朝貢을 받겠노라

 

방정떨지 말고!

列島가 침몰할라 

 

 

 

빨래가 있는 풍경

 

가난하게 정렬된 빨래를 바라보는

정다운 풍경,

 

한번은 정화해야 할 내 생을

널어놓은 착각을 한다

 

지금 깃발처럼 펄럭이는 저

의식(儀式),

(2009. 9. 4)